안티패턴: 개미 같은 글꼴

등록일: 2014. 07. 31

안티패턴: 개미 같은 글꼴

  • 지음
  • 0쪽
  • 0원
  • 1970년 1월 1일

별칭

작은 글꼴, 현미경 필요, “뒤에서도 보이나요?”

정의

슬라이드 한 장에 더 많은 내용을 넣으려고 그냥 글자 크기를 줄이는 것이다. 사실상 글씨가 화면 위를 가로지르는 개미떼처럼 보일 정도로 작게 줄인다. 한 화면에 말 그대로 엄청난 양의 내용을 담을 수 있다.

동기

프레젠테이션에 기승전결이 부족하면 발표자는 자연스레 프레젠테이션 자료에 가능한 한 많은 내용을 담아 이를 보상하려는 경향이 있다. ‘아무리 나빠도 이 주제에 관해 모아온 자료를 사람들이 읽을 순 있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안티패턴은 발표자가 강연을 준비하면서 했던 조사 자료의 분량으로 청중을 압도하려는 욕구에서 기인하기도 한다. 주제에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다면 모두 끌어모아서 말이다.

적용성 및 적용 결과

개미 같은 글꼴은 준비 시간이 충분하지 않거나 명확한 방향성이 없는 경우, 또는 덜 중요한 항목을 ‘포기하고’ 중요한 부분만 강조해서 설명할 수 있는 과감함이 부족한 경우에 주로 사용한다.

청중의 주의가 화면의 텍스트를 읽는 데로 넘어가면 발표자가 설명을 해야 할 이유가 없어진다. 텍스트 설명이 몇 줄에 걸쳐 이어지면 청중 입장에서는 어느 부분이 중요하고 어느 부분은 그냥 넘겼다가 나중에 참고 자료로 읽어볼지 판단하기 어려워진다. 게다가 시각 손상이나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는 프레젠테이션과 출력된 슬라이드 텍스트 모두 쓸모없게 돼 버린다. 나이든 사람이 많을수록 이는 더 많은 참석자들에게 문제가 될 것이다.

방법

개미 같은 글꼴을 구현하려면 각 주제를 슬라이드 한 장에 욱여넣으면 된다. 점 목록과 단락이 자연스럽게 들어가진 않겠지만 보통 30 포인트로 사용하는 글자 크기를 14 포인트 이하로 줄이면 모든 내용을 꾹꾹 눌러 담을 수 있을 것이다.

개미 같은 글꼴을 피하려면 새로 만들 프레젠테이션 자료에 사용할 템플릿의 글자 크기가 보기에 적당할 정도로 큰지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파워포인트에서 내용을 추가하면 자동으로 글자 크기를 줄여주는 몹쓸 기능을 꺼 놓는다. 이 기능은 있어 봐야 나쁜 습관만 부추기기 때문이다. 키노트에도 이런 기능이 있지만 잘 숨겨져 있기 때문에 굳이 이 책에서 소개하지는 않을 작정이다.

마틴 파울러는 ‘HalfSize Composition’4)이라고 이름 붙인 방식을 제안했다. 슬라이드를 설계할 때 항상 슬라이드 크기를 실제 크기의 50 퍼센트로 줄여서 생각하는 방식이다. 50 퍼센트로 줄여서 봤을 때 너무 작아 보이는 내용은 실제 화면에 나타냈을 때 청중에게도 작아서 보기 힘들 것이다. 이 방식을 사용하면 설계자가 모든 슬라이드를 실제 거리에서 볼 수 있으므로 꽤 유용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돈 박스(Don Box)는 기술 강연 준비에 관한 인터뷰에서5) 소스 코드를 보여줄 때 글자를 14 포인트 크기로 사용하라고 제안했다. 이 정도면 어떤 이들에겐 굉장히 큰 크기겠지만 이 책의 저자들의 관점에서는 여전히 작다. 이 책에서 권장하는 샘플 코드의 글자 크기는 18 포인트이며, 슬라이드와 해상도, 화면 크기에 따라 더 크게 해도 된다. 돈은 Lucida Console이라는 특정한 글꼴을 사용하는데, 이 글꼴은 윈도우 계열 기기에는 대부분 설치돼 있다. 요즘은 수천 가지 글꼴을 쉽게, 대부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책에서는 윈도우와 맥 모두 호환되는 트루타입 글꼴인 Inconsolata6)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사례

기업 임원 보고용 문서와 수익 보고서, 분기별 팀 브리핑 자료 등에서 이 패턴을 주로 활용한다. 문서 작성 문화와 정보를 통합하는 방법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결과다. 하지만 에드워드 투프트(Edward Tufte) 같은 데이터 시각화 분야의 선도자들은 수십 년간 “바라건대 어떤 디스플레이 기술을 사용하든 최소한 어떤 해도 끼치지 않아야 한다.”라고 말해왔다. 이런 충고와, 그림 3.5와 같은 흉측한 슬라이드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은 힘든 일이다.

figure3-5
그림 3.5 개미 같은 글꼴을 사용한 오라클 현황 보고 슬라이드 사례

관련 패턴

슬라이드문서가 주로 점 목록으로 된 정보를 가득 담은 수많은 페이지로 구성된다.

총알 박힌 시체 안티패턴을 즐겨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이 안티패턴이 친숙할 것이다. 프레젠테이션 툴 때문에 점 목록을 계속 추가하다 보면 글자 크기가 점점 더 작아지게 된다.

정보성 문서를 만들 때는 PDF로 출력해서 보기에 글자가 너무 작아지지 않도록 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