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에게 소중한 정보나 어려운 작업을 부탁하기 전에 먼저 그들이 푹 빠져 있게 하라. 나중에 올 가치를 놓치기보다는 일단 뭔가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이 좋다.
예전에는 사이트가 자사의 서비스를 사용자가 눈으로 확인하거나 시험적으로 써보기도 전에 일단 등록부터 요구하는 일이 흔했다. 이제 이러한 모델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사이트들은 이제 우선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요구하는 것과 이를 이용해 상품을 홍보하는 것 사이의 균형을 더 잘 맞추려고 한다.
분위기가 조성되기 전까진 요구를 잠시 미뤄두는 일은 이론적으로 호혜에 근거를 두고 있다. 뭔가를 받은 사용자들은 보답할 필요를 느낀다. 받은 선물이 작은 것이라도(사이트 무료 입장과 같이), 이들은 (광고주 입장에서) 소중한 개인 정보로 화답할 것이다.
사용자들이 가치 판단에서 합리적이지 않은 태도만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이들이 주거지 정보, 우편번호, 연령, 성별 정보를 제공하고 특정 사이트를 이용하려 할 때는 의무적으로 봐야 하는 광고라도 최소한 어느 정도의 관련성이 있다는 추론을 한 상태다. 또한 서비스 제공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이 데이터를 정확하게 기재할 필요가 별로 없다는 사실 역시 딱히 놀랄 일도 아니다. 핫메일의 이메일 서비스에서는 비벌리 힐즈에 거주한다고 돼 있는 사용자의 수가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었다(문화적 연관성: 장기간 방영한 TV 드라마 덕택에 이 지역의 우편번호인 90210이 많은 사람들에 뇌리에 박혀 있었다).
좀 더 개별적이고 정확해야 하는 정보의 경우 보통 정보 제공의 대가로 더 높은 가치를 지닌 서비스가 따라온다. 예를 들면, 숫자 정보들(생년월일, 전화번호, 번지수, 주민등록번호, 신용카드 번호 등)은 숫자로 표현되지 않는 데이터보다 더 귀중한 것으로 생각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들이 신원 식별에 더 용이하며 금전 거래를 활성화하는 정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블로그 생성 사이트인 포스터러스(Posterous)는 이 개념을 극단적으로 밀어붙인 예다. 콘텐츠를 이메일로 전송하기만 하면 사용자의 이름을 지닌 블로그에 이를 나타내준다. 이 사이트에서 결국 요구하게 될 정보는 다른 소셜 미디어 사이트에서 요구하는 개인 정보와 다르지 않지만 맥락이 확보(사용자가 더 복잡한 사이트 기능을 이용하거나 일부 내용을 비공개로 전환하고자 할 때)되기 전까지는 요구 단계를 미뤄놓는다.

이것은 특히 네트워크를 이룬 사용자들을 필요로 하는 서비스에 중요하다. 웹엑스(WebEx)의 온라인 대화 서비스가 좋은 예다. 새로운 사용자라도 기존 사용자가 초대한 상태라면 별도의 절차 없이 서비스를 바로 체험해 볼 수 있다. 그리고선 대화창을 새로 만들고 싶을 때 가입하면 되고, 더 복잡한 기능을 활용하기 전까지는 최소한의 정보만 제공하면 된다.
이에 대한 당연한 결과로, 온라인 쇼핑 사이트는 소비자가 결제를 끝내기 전까지 계정 생성을 따로 요구하지 않는다. 소비자한테 자신이 이미 판매자를 신뢰하고 있으며(판매자의 상품을 구입했으니) 이미 정보를 모두 판매자 측에 제공했다는 점을 알려주는 것은 쉬운 일이다. 이제 소비자가 할 일은 향후 더 간편한 결제를 위해 암호를 생성하는 것이다. 소비자는 따로 정보를 등록하는 일을 부담스럽게 느끼는 반면 이렇게 한 서비스 내에서 모든 정보를 저장하는 일은 순순히 허락하게 된다.
사용자가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쏟기 전까지는 요청 질문들을 미뤄놓자. 자신이 추가한 콘텐츠에 이미 시간을 보내고 공을 들인 상황이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사이트를 신뢰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정확한 정보를 더 선뜻 내주게 된다.
사용자가 푹 빠질 때까지 큰 결정을 아껴두는 방법
-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를 수집한다.
- 사용자가 부가 서비스를 활용하기 시작하면 추가 정보 요구로 유도한다. 사용자가 서비스에서 얻게 될 추가적 가치를 언급하며 정보 요구를 정당화하라.
- 요청은 항상 상호 합의(내게 X를 주면 네게 Y를 주겠다)의 개념에 결부해 제시한다. 그래야 사용자로부터 제공받는 데이터가 가짜가 아니고 정확한 진짜가 될 수 있다.
- 주문 결제 과정 등의 일부로 정보를 모았다면 나중을 위해 이를 저장하는 옵션을 제공한다. 이는 부담스럽지도 않으면서 시간 절약을 가능하게 해 주는 것처럼 들린다.
- 호혜를 적절하게 유도해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면 면전에서 문 닫기 전략을 시도해본다. 일단 다량의 정보를 요구하고 훨씬 소량에 만족하는 자세를 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