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턴: 기승전결

등록일: 2014. 07. 29

패턴: 기승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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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70년 1월 1일

정의

기승전결은 이야기의 시작부터 끝까지 일이 진행되는 순서를 말한다. 이야기 속 인물이 줄거리를 따라가면서 갖가지 시련을 겪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것이 전형적인 진행 방식이다. 수많은 문학에서 이런 기본 구조를 따르고 있으며, 대부분의 프레젠테이션은 사실 스토리텔링과 같다.

동기

다음의 인용문으로 시작해 보겠다.

“주인공을 나무 위에 올려 놓고 그에게 돌을 던져라. 그런 다음 그를 끌어내려라”

-- 시드 필즈(Syd Fields)

프레젠테이션은 강력한 스토리텔링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발표자가 어떤 집단 내에서 홀로 동떨어져 다른 이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상황이 그렇다. 사람들은 평생 이야기를 들으며 살아왔기 때문에 이야기가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 선천적으로 알고 있다. 어렸을 적 배웠던 능력을 발휘하면 더 흡입력 있는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들 수 있다.

기승전결은 일종의 이야기 구조로, 갈등이 발생해서 고조됐다가 결국 절정에 이른 다음 해결되는 일련의 사건으로 정의된다. 그림 2.1과 같이 다이어그램으로 표현했을 때 긴장이 고조됐다가 떨어지는 모양 때문에 아크(arc, 둥글게 휜 모양)라고 부른다.

그림 2.1 기승전결
그림 2.1 기승전결

적용성 및 적용 결과

이 패턴이 모든 종류의 프레젠테이션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특정한 종류의 프레젠테이션에 맞지 않는다고 무조건 무시하면 안 된다. 어떤 경우에는 제품 시연회에서도 이 구조를 사용할 수 있다. 소개할 제품과 비교 대상이 될 만한 다른 제품을 준비해서 타 제품이 왜 적절하지 않은지 보여준 후 소개할 제품이 얼마나 훌륭한지 마지막으로 설명한다.

사람은 비슷한 종류의 이야기를 쉽게 인지할 수 있기 때문에 이 패턴이 효과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슈퍼 히어로 영화에서 자주 사용하는 이야기 요소 중 하나는 기원에 대한 이야기나 주인공이 어떻게 특별한 능력을 얻게 됐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이런 이야기 구조는 결국 신화와 맞닿아 있다. 프레젠테이션을 들으러 온 참석자가 이런 이야기 구조를 인지하면 기본 구조를 이해하는 만큼 프레젠테이션 내용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야기의 곡선이 길어질수록 절정의 파급력이 더 커진다.

방법

프레젠테이션 내용에서 쓸 이야기 구조를 찾아내는 것은 이 패턴을 적용하는 데 있어 단연코 가장 힘든 작업이다. 자신이 왜 이 주제를 설명하려고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 분명히 뭔가 얘깃거리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발표장에 갈 이유가 없다. 이야기 구조를 찾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 중 하나는 3의 법칙으로 생각하는 것이다(3단 구성 패턴 참고).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항목 3가지를 찾을 수 있다면 이를 3단 구조로 만들 수 있다.

기승전결 패턴을 따른 프레젠테이션 자료는 흔히 내용에 내포된 문제/해결 구조를 기반으로 구성된다. 자신이 이야기할 주제를 이런 방식으로 구성하기 힘들다면 전체 구조를 탐색하는 데 도움이 되는 흐름도를 만들어 보기 바란다. 이런 기획 작업은 슬라이드를 만들기 전에 해야 한다. 슬라이드 작성 중에 전체 구조를 파악하기는 더 어렵기 때문이다. 그림 2.2와 같은 형식으 로 흐름도를 만든다.

figure2-2
그림 2.2 프레젠테이션 구조의 흐름도

그림 2.2를 보면 전체적인 문제 제기로 끝나지 않고 이야기 속에서 작은 문제와 그에 해당하는 해결책이 연이어 제기된다. 어떤 경우에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여러 가지여서 여러 갈래로 나눠지고, 각 해결책에서 또 다른 설명과 문제, 해결책이 이어지기도 한다. 이렇게 문제를 설정하고 해결책을 제시한 후 또 다른 문제로 연결시키는 방식이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기승전결이다. 결국 이런 식으로 문제와 해결책, 미묘한 차이를 단계적으로 설명하면 청중에게 단순히 사실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사실들이 어떻게 서로 맞물려 있는지 전후 상황을 이해시킬 수 있다.

기승전결 패턴은 컨텍스트 키퍼 패턴을 특화한 형태로, 서사라는 도구를 사용해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맥락을 전달할 수 있다.

사례

닐이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유명한 기술 강연 중에 TDD(test driven development)에 관한 것이 있었다. 소스 코드 설계에서 테스트의 효과를 설명하는 강연이다. 언뜻 듣기엔 기승전결을 적용하기에 그다지 적합하지 않아 보일 것이다. 하지만 그때 닐은 대형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에서 나타나곤 하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던 중이어서 참석자 모두가 이해할 법한 방식으로 문제를 설명할 수 있었다. 닐은 강연 중에 여러 가지 상황을 설정하고 그 속에서 몇 가지 작은 문제와 즉각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려고 했다. 강연의 전체 구조는 그림 2.3과 같았다.

figure2-3
그림 2.3 Test-Driven Design 강연의 전체 구조

TDD 강연에서 닐은 전체적인 문제를 제기한 다음 작은 문제/해결책 구조로 이야기를 진행했다. 각 해결책을 설명한 후에는 자연스럽게 다음 문제점으로 넘어가면서 이야기의 완급을 잘 조절했다. ‘설명’이라고 표시된 부분에서는 참석자에겐 익숙치 않을 툴을 소개하고 기본적인 사항을 설명했다. 하지만 그림 2.3에서 보다시피 강연의 대부분은 문제/해결책 구조를 따라 진행했다. 강연의 후반부에는 문제는 한 가지인데 해결책은 여러 개인(별도의 ‘해결책’ 상자로 표시함) 부분이 몇 군데 있다. 실제 강연에서는 이 부분이 매우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닐은 전체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시작해 바로 그 문제를 해결하는 점진적인 방법을 설명했다. 각각의 부분적인 해결책은 원래 문제의 한두 가지 측면을 해결하지만, 각 해결책에서 다시 새로운 문제나 원래 문제의 미묘한 차이가 도출된다. 강연 후에 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강연의 이야기 흐름이 매우 자연스러워서 원래 시간인 90분보다 강연 시간이 짧게 느껴졌다고 평가했다.

참석자들이 이런 문제/해결책 사이클을 보고 나면 전체 구조를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닐은 중요한 해결책을 제시할 때마다 뒤에 간주곡에 해당하는 슬라이드를 삽입해 구조를 강조했다. 이 부분은 슬라이드에서 간결한 어구와 관련 이미지를 사용해 쉽게 구분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강연의 공통 시각 테마를 ‘건설(건축)’로 하고 대부분의 사진을 이 테마에 맞게 사용해서 효과를 완성했다.

관련 패턴

3단 구성 패턴에서는 모든 것을 세 가지 항목으로 만드는데, 이 방식은 가장 일반적인 기승전결로 친숙하다. 보통 북엔드와 간주곡이 기승전결과 관련이 있다. 이들은 배경 이야기에 그럴듯하게 추가할 수 있다. 북엔드는 별로 관련이 없이 보이지만 전체 메시지를 한데 묶을 수 있게 도와주므로 기승전결을 다듬고 보완하는 좋은 방법이다.

기승전결과 공통 시각 테마도 연관성이 높다. 때로는 공통 시각 테마를 이용해 이야기를 이끌어가거나 보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