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마음

등록일: 2014. 11. 19

마음을 움직이는 심리학: 심리학자가 알려주는 설득과 동기유발의 140가지 전략

  • 수잔 M. 와인생크 지음
  • 박선령 옮김
  • 272쪽
  • 15,000원
  • 2013년 8월 21일

출근길에 운전을 하면서 일과 집, 주말 계획 등을 생각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새에 회사 주차장에 도착한다. 그리고 여기까지 어떻게 운전해 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을 깨닫고는 깜짝 놀란다. 확실히 기억나는 마지막 순간은 차에 올라탄 순간이다. 회사까지 운전하는 20분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여러분은 ‘딴생각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딴생각에 빠지는 일은 얼마나 자주 일어날까? 사람들에게 이 질문을 던지면 아마 깨어 있는 시간의 10퍼센트 정도는 딴생각에 빠져서 보낸다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실은 그보다 훨씬 자주 일어난다.

UC 샌타바버라의 조나단 스쿨러Jonathan Schooler에 따르면 우리가 일상적인 일을 하는 시간의 최소 30퍼센트 정도는 딴생각에 빠져 있으며, 혼잡하지 않은 고속도로에서 운전을 할 때 같은 경우에는 최대 70퍼센트에 이를 수도 있다고 한다Christoff 2009.

딴생각은 몽상과 비슷하지만 완전히 똑같지는 않다. 심리학자들은 잡념, 공상, 그리고 복권에 당첨되거나 유명 인사가 되는 등 자기가 상상해서 꾸며낸 이야기를 가리켜 ‘몽상’이라고 부른다. ‘딴생각’은 그보다 좀 더 구체적인 용어로, 어떤 일을 하는 동안 자기도 모르게 그 일과 관계없는 다른 일에 대한 생각에 빠져드는 현상을 가리킨다.

말리아 메이슨Malia Mason은 인간의 뇌 활동을 기록하면서 사람들이 스스로 딴생각에 빠져 있었다고 말한 순간의 뇌 상태가 어떤지 확인했다Mason 2007. 마음이 이리저리 방황하고 있다고 보고한 순간의 뇌 상태를 살피자, 이때도 뇌가 쉬고 있을 때 활성화되는 몇몇 대뇌 피질 영역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부위는 항상 배후에서 작동하는 부위다. 따라서 딴생각은 우리 뇌가 작동하는 자연스러운 방식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딴생각 중에도 멀티태스킹은 가능

딴생각을 하는 동안에도 뇌의 한 부분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고 또 다른 부분은 더 중요한 목표를 명심하고 있다. 일례로 운전을 하는 동안 눈 앞의 도로에도 관심을 기울이지만 한편으로는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하게 될 회의를 생각하기도 한다.

딴생각은 멀티태스킹과 가장 근접한 개념일지도 모른다. 멀티태스킹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멀티태스킹에 관한 연구를 살펴보면 우리는 한번에 한 가지 이상의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멀티태스킹을 한다고 했을 때 실제로 우리가 하는 일은 여러 가지 일 사이에서 재빨리 생각을 전환하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가리켜 멀티태스킹이라는 용어 대신 ‘작업 전환’이라고 부른다Meyer 1997. 그런데 딴생각은 우리의 관심을 하나의 생각에서 다른 생각으로 전환했다가 다시 원래 생각으로 금세 돌아올 수 있게 해준다. 예컨대 의사가 복용하라고 말한 약품과 관련된 논문을 읽던 중에 갑자기 미용실 예약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 것이다.

창의적인 딴생각

UC 샌타바버라의 연구자들은 딴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더 창의적이고 문제 해결 능력도 뛰어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런 사람들은 눈앞의 일을 제대로 수행하면서 그와 동시에 다른 정보를 처리하고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서로 연결시킬 수도 있다. 특히 자기 마음대로 딴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일에 몰두했다가 할 수 있는 능력이 매우 중요한데, 이것이 바로 가장 창의적인 이들의 특징이다.

딴생각을 이용하라

이제 여러분은 깨어 있는 시간의 3분의 1의 이상을 딴생각을 하며 보낸다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 휴식시간을 정해두자. 앞에서 사람들이 일하는 중간 중간 휴식을 취하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여러분이 따로 휴식시간을 주지 않더라도 집중력이 떨어지면 딴생각을 하면서 알아서 휴식을 취하므로, 미리 휴식시간을 정해두는 편이 낫다.
  • 때때로 주의를 집중시키는 것을 꺼리지 말자. 사람들은 쉽게 주의가 산만해진다. 아무리 일에 몰두하고 있던 중이라도 금세 주의가 산만해지곤 한다.
  • 사람들의 주의가 산만해져 있는 상태라고 가정하자. 단번에 주의를 끄는 것은 쉽지만 사람들은 금세 관심을 잃고 딴생각을 한다. 흐트러진 주의를 계속 다시 끌어모아야 한다. 예를 들어, 회의에서 발언을 할 때는 딴생각에 빠진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이런저런 변화를 줘야 한다. 회의실 내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거나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도 딴생각에 빠진 이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 사람들이 딴생각에 잠기도록 놔두자. 딴생각이라는 게 꼭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딴생각이 창의력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니까 이제 딴생각에 대한 태도를 바꿔보자. 누군가 자기 책상 앞에 앉아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고 있다면 자신의 애완견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지만 창의적인 생각에 빠져 있을 가능성도 있다.

133번째 전략: 사람들은 평소 생활하는 시간의 3분의 1 이상은 딴생각을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이 책에 소개된 다양한 전략을 이용해 그들의 관심을 사로잡자.